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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중에 아침에 먹은 걸 설거지 하며, 신년기자회견을 들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약간은 느릿하면서도 진중한 사투리 억양이 들려왔지요. 그러다가 젊고 영롱한 한 여기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그가 위안부에 관한 질문을 하더군요.

 

 순간 저는, 무거운 기운이 느껴졌어요.

 

 '아무리 문 대통령이라고 해도 어렵겠다. 저 자리는.'

 

 그러나

 이번 기자회견은 대통령이 눈이 마주친 질문자를 직접 선택하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아주 즉흥적이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여태까지와는 정말 많이 달랐습니다.

 

 중간 중간 대통령의 껄껄 웃는 소리에 분위기는 점차 편안해지고, 오고 가는 대화 사이에 무거운 공기도 사라져갔습니다.

 

 그릇에 세제를 묻히고 물로 씻겨버리는 단순한 작업을 하다보면 참 여러가지 엉뚱한 생각들이 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저 자리에서 대통령께 질문을 한다면,

 

 얼마나 마음이 쿵쾅거릴까.

 

 하고 싶은 얘기의 몇 프로나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른에게, 특히 영향력이 큰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선뜻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합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주장'하는 게 참 어렵지요.

 

 위에서 아래로 명령이 상달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깁니다.

 

 요즘은 토론을 중요시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것은 이론에 불과할 뿐 물과 기름처럼 아직도 둥둥 떠다닐 뿐이지요.

 

 

 저는 설거지를 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유교를 비판했습니다.

 

 유교는 선한 지도자가 있을 때만 그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유교의 가르침에 따라 악한 대통령, 악한 상사, 악한 부모에게 순종해야하지요.

 

 어떤 학자들은 서구 중심적 사상을 비판하기 위해 우리의 뿌리인 유교를 다시 짚어보자고 주장합니다. 

 

 미국의 대통령 기자회견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며 그런 것을 꿈꾸었던 건 사실입니다. 청와대에서도 이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이 어쩌면 이런 학자들에게는 불편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격식있고, 예의를 갖춰야한다고 생각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과연 유교가 우리의 전통일까요?

 

 어쩌면 우리 고유의 것을 너무나 오래 전부터 빼앗아, 토종 개구리인 척 하고 있는 변종 동물은 아닐런지 생각해봅니다.

 

 

 

 

 

 

 

 

 이런 건 언제봐도 참 신기하죠...^^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자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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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밥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하며 '인간다운게 무엇일까?','인생을 즐겁게 살자'를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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